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시간여행..2008.05.28
송암.
2008. 5. 28. 11:27
시간여행
길 건너 예전 산자락 밭
잡초 속에 우두커니 앉아
마을 한가운데 정자나무 한 그루
쭈삣쭈삣 길게 뻗은 개망초 사이로
지난날 흙길이 한 아름에 그려진다
뿌옇게 매연 내뿜으며
덜컹덜컹 오가던 버스길은
문명의 검은 천으로 뒤덮이고
짓누르며 내달리는 승용차 소리에
단장된 가로수는 놀라 잠을 깬다
포장된 길옆 어디쯤에
줄을 선 버드나무 몇 그루가
봄철이면 새잎 돋아 푸르렀는데
바뀜의 세월에 죽음을 맞이하고
꼬불꼬불 논두렁은 십자( 十字)로 놓여있다
누군가 잠든 자리
뒷산을 올려보면
소고삐 움켜잡던 언덕은 환한데
가슴에 펼쳐놓은 지난날의 그림들은
되돌려 채색 못해 마음속에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