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 2009. 4. 26. 21:07

석양빛

 

 

먼 산이

굶주린 배고픔에

허급지급 태양을 날것으로 삼키려다

깊은 바닷물에 빠트린다

 

바다가

날름 삼키려는 데도

누구 하나 아무도 만류하지 못한 채

그저 묵묵히 가슴만 요동치고

 

하늘은 

불덩어리를 안고

온종일 뜨거움에 어쩔 줄 몰라 했는데

그 속내까지 짠물에 밀어 넣는다

 

사람들은

급히 삼킨

산과 바다를 바라볼 뿐 영상에 취하여

그들의 얼굴만 물들이고

 

한낮에

오가던 작은 어선들도

길가의 꿈틀거리며 숨을 쉬는 생명체도 

가로등은 긴 그림자만 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