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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겨울 비..2023.01.20

송암. 2023. 1. 20. 10:23

적은 겨울비

 

 

어젯밤 어둠 속에

적은 비가 대지를 품었고

이른 아침 공원으로 가는 길은 

살얼음에 조심스레 한발 한발 놓는다

 

앙상한 가지 끝 새 한 마리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옷맵시를 가다듬고

저기 먼 곳 한 녀석은 

무어라 지저귀며 아침을 맞이한다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은

비에 젖어 힘없이 누워서는

여름날 푸름을 회상하듯

가는 길 발아래 움츠려 떨고 있다

 

언제부터 말갛게 떠오르는 붉은 해는

이젠 어둠을 걷어내려 하고

시린 손 발 때문인지

행인들은 총총히 어디론가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