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선상에 기대어..2023.12.23
송암.
2023. 12. 23. 20:27
선상에 기대어
선상에 기대어 몸을 펼치니
섬들은 하나 둘 마음에서 멀어지고
바다는 무용담을 펼쳐 놓듯
다가와 귀엣말로
누군가 짓밟는 고통이지만
아픔을 안고
깊은 속살을 가르며
울부짖듯 소리를 내뱉는다
검게 탄 물결 위로
하얀 거품을 토해내며
어딘가 모를 불빛들은
삶에 헤엄치다 잠들어 고요하고
바닷속 생명들은
요란한 기계음에 잠들지 못하니
뜬 눈으로 이 긴 밤을
지새워야 할 것 같다
어스름이 밝은 빛이
눈가에 다가오면
펼쳐진 세상은 내가 지낼 곳이기에
흔들리는 마음에 발길을 내리는데
차가운 겨울바람
어디서 날아와
가녀린 볼을 건드리며
굳은 마음을 때리고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