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라. 아이고 더워라
공원으로 가는 길
그늘진 곳이지만 더움은 마찬가지
등 뒤로 조금씩
땀방울이 맺힌 듯 축축함이 젖어들고
한 손에 부채를 이고
나지막이 걷는 두 노인의 느린 발걸음이
뙤약볕을 원망하듯
"더워라, 이이고 더워라"를 연신 내뱉는다
그늘진 벤치에 앉아
잠시 거친 숨이라도 고를라치면
고목나무 참매미가
울음인지 노랫소린지 귀청을 울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와
몸에 붙은 끈적한 땀방울을 식힐 때면
반기지 않는 모기는
손사래에 윙윙거리다 곁을 떠난다
이열치열..
꼬불꼬불 길 따라 숲 그늘을 걷노라면
서산 건너 태양은
아직도 붉은빛을 발하고
해 질 녘 산책길
누군가는 달리고 또 누군가는 걷고
그 속에서 더위와
둘만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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