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196 언덕 위 집..2025.04.21 언덕 위 집봄풀향기 석양빛에 섞여어김없이 코끝으로 날아들고숲 속의 작은 새는 기다림에 짝을 찾아 애처로이 울어댄다 분주하던 골짜기 산벚나무는새하얀 옷감을 걸쳐 입고가지사이 내려온 서글픈 바람에마음만은 포근함을 느끼며 안긴다향긋한 솔잎 향기에겨울 묵은 밭에는 땅속을 간질거리고마을길 가로등은겨울에 지친 눈을 크게 뜨려 한다언덕 위 작은 집에 어둠이 잦아들고밝은 불빛아래 둥지 틀어세상일을 나누자면 행복한 삶이 아침 햇살을 맞이할 거 같다 2025. 4. 21. 계절의 울림..2025.04.08 계절의 울림 아침 길 나선 발길 옆에누런 풀잎은 봄바람을 걸쳐 입고계절을 바꾸려 온몸을 움틀 거린다어제의 빛은 겨울에 갇혀두 눈을 감은 채 뜨지 못하고실랑이를 벌이던 언덕배기몇 그루 매화꽃은 감았던 눈을 뜨려 한다아직은 고요한 건물 틈 숲길 지나어둠 속 간지럽게 놓인 계단을 오르며오늘은 어제 못한 할 일을 헤아린다내리막길 앙상한 가지사이로해맑은 아침빛이 발길에 드리우고풀숲에서 숨을 쉬는 봄노래를 들으니한 계절이 저만치서 울림 되어 들려온다 2025. 4. 9. 헛웃음..2025.03.25 헛웃음헛웃음을 내뱉고는 문을 나선다패배를 인정하고 왠지 모를 희열감에 또 헛웃음을 짓는다 가슴속에 담긴 진심은 무엇일까?알 수 없는 상상에창가에는 어둠만 짙게 깔려들고들려오는 소리는 의미 없이 메아리친다텅 빈 공간에 기대앉아망상의 지난날을 헛웃음에 날려본다그래도 내일이 있음에 밖을 걷는다스치는 바람이 포근하게 온몸을 감싸고 휘돌며 스쳐 지나간다 2025. 3. 25. 비 그치면..2025.03.19 비 그치면 문턱에 기대어 앉았던 바람이서성이듯 움찔거리며 뒷마당 구석으로 몸을 숨긴다먹구름 하늘의 봄비에 쫓겨나며칠간 꼼짝없이 움츠려빛바랜 풀잎에 기대어 숨 죽어야 하나작은 비는 소리 없이 내려와묵은 먼지를 털어내고어젯밤 아우성치던 꽃눈들은어리둥절 몸살이며 반쯤 열린 입술로단 내음을 먹고 토한다간신히 문틈으로 스며든 바람은코끝을 후비듯 간질거리고떨어지는 빗방울에 마음을 놓는다기나긴 오늘이 지나면가지에 붙어 앉은 작은 눈망울은아름다운 세상을 즐기며 놀 거 같다 2025. 3. 19. 조가비와 삶..2025.03.05 조가비와 삶 찬 공기 골짜기 아래로 밀려오면 폐를 스며드는 소리가 울림이 되어감정은 머릿속 뇌를 어지럽힌다 이글거리며 익어가는 굴곡진 조가비는흰 거품 내뿜으며 지난 삶을 불사르고모닥불 곁에 착한 눈빛들은헛 맛을 한 움큼씩 삼킨다흩날리는 연기를 피하여 인생길을 돌고서는흐르는 눈물은 가슴속에 삼켜보고먹음직한 모습에 희열도 느끼며비린 생을 다한 살을 집어입속 가득 넣어본다어둠이 밀려오고 희미해진 모닥불이철망 속에 갇혀 잠들어할 때누군가의 길을 밝힐수은등 가로등이 눈을 떠 세상을 바라본다빌딩 숲 혼자 걷는 밤길 위에오늘 밤 하늘의 달빛이 유난히도 빛이 난다 2025. 3. 5. 겨울비..2025.03.01. 겨울비겨울비가 창밖에서 소란을 피우며 묵은땅을 두드리는 생명줄을 바라본다멍한 마음 희미한 눈은 어디 둘지 몰라하고시든 나뭇잎 마디 끝 은방울은이내 세상의 절벽으로곤두박질을 준비하고 멈춰 있다 검은 천을 펼쳐든 세상의 사람들은 조금조금 길을 걷고메마른 풀잎들은 뭍은 질을 털어내려 온갖 힘을 쏟아 애를 쓴다 겨울비 내리는 거리로 나서면몸을 덮은 우산 끝 방울은 매달려 힘 부치게 부여잡고그러다 떨어진 한 올은 혼미하게 눈을 감는다멈춰서 물끄러미 풍경을 바라보면앞 선 발길에 짓밟히는 빗방울은 어디 갈지 몰라그 발길에 묻어 골목길을 따라간다 2025. 3. 1. 겨울 꽃..2025.02.14 겨울 꽃 계단 옆 양지바른 움퍽에삶에 지쳐 움츠려 앉은 꽃 한 송이계절 잃고 눈을 떠 세상을 바라보다어리둥절 몸살이며 찬 서리를 맞이한다거리의 사람들은 분노에 춤을 추고바람은 가지사이 비껴 나 돌아가니오늘 또 하루를 맑은 빛에 맡긴다더듬더듬 삶을 찾아바람 곁에 노닐다가고이 누워 잠을 자는 겨울밤을 깨우고세상일 모두를 발자국 뒤에 놓고새벽길 나들이에둥친 몸을 안고 내려서니돌고 돌아 계단 길에다시 만난 겨울 꽃은아침 바람 너울 속에 숨죽이며 앉아있다 2025. 2. 14. 새벽길..2025.01.27 새벽길하늘에 갇혀버린 별을 그리며하나를 바라보고 눈을 맞춘다어둠에 묻혀 밤새도록 피어나 새벽녘 슬그머니 잠을 자려 청하는지...뒹구는 갈색 잎은 흰서리 품에 안고지난밤 일들을 하나씩 더듬고는고운 빛 하나를 반기며누구 몰래 허리춤에 감추고태양빛에 눈을 감는다 오늘도새벽길 바람이 어둠을 몰고 와발길을 낙엽 곁에 두고 가니먼 하늘 어디선가 작은 불빛 내려본다 2025. 1. 27. 배려..2025.01.14 배려 주인이 남겨둔 까치밥 세 개몇 개 달린 잎 곁에서 빨갛게 먹이 찾는 새들을 유혹하고한 알의 넉넉한 인심의 고마움에인사하듯 지저귀고굶주린 배만 채우고 양보하며 날아간다건너 쪽 가지 끝에 멈춰 쉬던 한 마리아직 남은 반쪽을긴 부리 들이밀며 여유롭게 쪼아대고나무아래 숨죽이며 지켜보던 주인은이제는 마음 놓고 석양빛 아랫길을 집으로 들어선다 2025. 1. 14. 이전 1 2 3 4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