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겨울 꽃
돌담아래 서리 맞아 움츠려 앉은
국화꽃 몇 송이
잎은 이미 그을린 채 달려있고
꽃잎은 뭘 숨기듯 웅크리고
텅 빈 콘크리트 벽을 바라보네
어제의 그윽한 참다운 향기를
낙엽 길에 보내고
곁에 솟은 큰 꽃대를 올려보며
하얀 이불을 덮고는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려 한다
차가운 둥지에 꼼작 없이 앉아
가을날을 기억하고
옅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마음은 겨울비에 눅눅히
흙속에 묻혀 잠을 자듯 하네
아침 햇살이 꽃잎에 내려앉아
포근히 바라보며
맑은 눈빛은 찬바람 불어오는
건너편 길 따라 떠나려 하는데
꽃잎하나가 방금 바람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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