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
허공을 맴돌다
어느 낯선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곳엔 이미 지쳐 내려앉은 갈색 잎이 반기고
스치는 발길도 마주치며
포근한 온기를 안은 채 살며시 기대어 본다
가던 길 멈추고 쉼의 공터에 앉으니
뒤 따르던 한 줄기가 팽개치듯 밀쳐내고
움켜쥔 나뭇잎은
어리둥절 울부짖던 고목 곁에 숨었다가
바람의 힘에 밀려 그를 따라 허공을 가른다
갈색의 풀잎들은 엉클어져 꼬리를 흔들고
차가운 바람에 두 눈 찡그리며
죽은 듯 곱게 누워 하얀 입김 내뱉고는
머지않아 다가 올 온기 섞인 계절을 기다린다
찬바람이 놓인 거리는 한가롭고
떨어져 흩날리는 거리의 나뭇잎을 바라보며
몸에 멍든 상처를 날리고는
어둠이 내려오는 바람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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