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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비 내린 뒤 가을 밤길..2023.11.13

by 송암. 2023. 11. 13.

비 내린 뒤 가을 밤길

 

 

바람이

길에 앉은 낙엽을 이리저리 내몰다가

구석으로 처박고는 달아난다

 

어제 내린 빗물에 갇힌 잎들은

찬바람에 오들오들 몸서리를 치고

서로를 부둥켜안고는 잠잠하다

 

어둠이 짙어 표정은 알 수 없지만

평온한 미소에

서로의 따뜻한 체온으로 감싸 안는다

 

가을이 깊어 겨울이 온 듯한데

마음은 저 먼 붉은 산에 놀고 있고

발길은 어둠이 젖은 밤길을 걷는다

 

거리를 돌고 돌아 불빛에 다가서면

아직도 모여 앉은 갈색의 잎들은

무어라 속삭이며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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