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노래
엉금엉금 기어가던 마삭줄 잎들은
담벼락에 기대어 가을을 노래하고
들녘의 논밭에 풍성한 이삭들은
손뼉 치듯 바람에 장단 맞춰 흔들린다
논두렁 둑에서 밀짚모자 고쳐 쓰는
검게 탄 얼굴은 옅은 미소 풍기며
가을을 휘두른 푸른 하늘 끝에는
조각구름 하나가 슬금슬금 떠난다
널어진 가지 끝 피다 만 새잎들은
돌다가 멈춰버린 오래된 시계처럼
가던 길 알 수 없어 채색되어 버리고
가을날 바람은 신이 난 듯 춤을 춘다
저녁노을 붉게 타는 해 질 녘 가을빛은
붉음을 자랑삼아 핏빛으로 변해가고
가을을 노래며 산책하던 발길은
저녁노을 품에 안겨 먼 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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