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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거리에서..2009.07.18

by 송암. 2009. 7. 18.

거리에서

 

 

어둠이 길거리를 감싸 안고 돌 때

빗속에 우산을 펼쳐 들고

갈 곳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선다

 

늘어진 가로수 사이로

간간이 오가는 우산 속에 사람들은

의미 없는 기다림처럼 스쳐가고

길가에 피어난 채송화는

그저 온몸을 비를 맞고 견딘다

 

어느 건물 앞

쓰러진 채 누워버린 해바라기가

애처롭게,

가냘프게,

힘들게 삶의 숨을 몰아 신다

 

그 곁에 눈길 없이

누군가 또 지나친다

관심 없이 스치는

행인(行人)이지만

쓰러진 꽃송이는 애원하듯 불러본다

 

애초로워 일으켜 보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그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한줄기 생명(生命)의 빛을 위해 온 갓 고뇌(苦惱) 속에

자신을 부둥켜안고

또 다른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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