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어둠이 길거리를 감싸 안고 돌 때
빗속에 우산을 펼쳐 들고
갈 곳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선다
늘어진 가로수 사이로
간간이 오가는 우산 속에 사람들은
의미 없는 기다림처럼 스쳐가고
길가에 피어난 채송화는
그저 온몸을 비를 맞고 견딘다
어느 건물 앞
쓰러진 채 누워버린 해바라기가
애처롭게,
가냘프게,
힘들게 삶의 숨을 몰아 신다
그 곁에 눈길 없이
누군가 또 지나친다
관심 없이 스치는
행인(行人)이지만
쓰러진 꽃송이는 애원하듯 불러본다
애초로워 일으켜 보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그 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한줄기 생명(生命)의 빛을 위해 온 갓 고뇌(苦惱) 속에
자신을 부둥켜안고
또 다른 길을 나선다
'3. 나의**이야기 > 글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미소(여유) ..2009.07.20 (0) | 2009.07.21 |
---|---|
깊은 밤..2009.07.19 (0) | 2009.07.21 |
꿈에서..2009.07.16 (0) | 2009.07.17 |
등불..2009.06.30 (0) | 2009.07.01 |
바람에 날려..2009.06.30 (0) | 2009.06.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