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겨울비
어젯밤 어둠 속에
적은 비가 대지를 품었고
이른 아침 공원으로 가는 길은
살얼음에 조심스레 한발 한발 놓는다
앙상한 가지 끝 새 한 마리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옷맵시를 가다듬고
저기 먼 곳 한 녀석은
무어라 지저귀며 아침을 맞이한다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은
비에 젖어 힘없이 누워서는
여름날 푸름을 회상하듯
가는 길 발아래 움츠려 떨고 있다
언제부터 말갛게 떠오르는 붉은 해는
이젠 어둠을 걷어내려 하고
시린 손 발 때문인지
행인들은 총총히 어디론가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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