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성곽 길..2024.10.01

by 송암. 2024. 10. 1.

성곽 길

 

 

갈색 나뭇잎은
가을을 안으려 바람결에 팔 벌리고
태양은 아직
여름을 포옹한 채 온 거리를 데운다
 
챙 모자 눌러쓰고 성곽 길 거닐면
길고양이 앞서 걷다 익숙한 길 달아나고
지난 계절
울부짖던 참매미는 고목 뒤로 숨었는지
잘려나간 풀숲에 찌르레기만 목이 쉰다
 
이마에 내리는 땀방울 사이로
더운 햇살 들어와 작은 눈 찡그리며
급히 그늘 길 접어들어 한숨 내뱉고는
구석에 주저앉은 낙엽 바라보니
머지않아 계절은 춤을 출 것 같다

 
초저녁 거리는 한가롭고
줄지어 밝혀지는 가로등 아래서
몸에 찌든 땀 냄새를 맡으며
어둑어둑 포장길 내려와 등(燈)을 밝힌다
 
 

'3. 나의**이야기 > 글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리벽 물방울..2024.10.10  (10) 2024.10.10
새끼 고양이..2024.10.03  (6) 2024.10.03
날개 젖은 나비..2024.09.13  (2) 2024.09.13
소낙비..2024.09.02  (0) 2024.09.02
이슬 내린 아침 길 ..2024.08.18  (0) 2024.08.18

댓글


img[src*="new_ico_1"]{filter: sepia(100%) hue-rotate(-45deg) saturate(1000%) contrast(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