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
평소 다니지 않던 길을 지름길이라 싶어 건물사이 빈 공터를 걷는데 새끼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다. 풀숲 어딘가서 나타난 것 같은데
멈춰 서니 다가와 신발 위로 올라선다
가끔은 강아지와 고양이의 간식을 가지고 다니는데
오늘은 네게 줄 게 아무것도 없네
행여나 찻길로 나갈까 봐 구석진 풀숲으로 옮겨 놓으니 또다시 나와서는 신발 위로 올라선다
난 가야 하는데 이럴 어쩌지
다시 또 풀숲으로 옮겨 놓으니 그래도 나와서는 몇 발자국 걷는 나를 따라와 멈춰 울부짖는다
큰길로 나오면서 몇 번을 뒤돌아 보니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있다
어미가 어디선가 보고 있는 녀석인지? 아님 어미 잃은 녀석인지?
애처로운 생각에 하루 종일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우두커니 공터에 앉은 녀석의 눈빛이 떠오른다.
'3. 나의**이야기 > 글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홀로 걷던 호숫가 숲길..2024.10.19 (2) | 2024.10.19 |
---|---|
유리벽 물방울..2024.10.10 (10) | 2024.10.10 |
성곽 길..2024.10.01 (6) | 2024.10.01 |
날개 젖은 나비..2024.09.13 (2) | 2024.09.13 |
소낙비..2024.09.02 (0) | 2024.09.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