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리
은행잎은 처음부터 노란 옷이 아니었다
비와 햇빛
그리고 시간의 지나침에 익어 숨을 쉰다
바람이 건들 먹여 풀숲에 업히면
스치는 눈 부심에
아낌없이 노란 미소로 반기고
빗소리에 길거리 모퉁이 처박히면
비켜 걷는 발길에
짓누르는 아픔도 고이 받아들인다
오늘도 숲과 거리에서 살아 숨을 뱉는다
아마 누군가를 기다림에
이미 지쳐있는지도 모른다
길바닥에 내동댕이쳐 널브러진 은행잎
밟아야 할지
그냥 모른 체 스쳐 지나쳐야 할지
순간의 망설임에
살며시 발을 올려 삶의 노랠 불려본다
아!
가을의 소리가
발아래서 굼틀거리며 헤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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