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겨울비가 창밖에서 소란을 피우며
묵은땅을 두드리는
생명줄을 바라본다
멍한 마음 희미한 눈은 어디 둘지 몰라하고
시든 나뭇잎 마디 끝 은방울은
이내 세상의 절벽으로
곤두박질을 준비하고 멈춰 있다
검은 천을 펼쳐든 세상의 사람들은
조금조금 길을 걷고
메마른 풀잎들은 뭍은 질을 털어내려
온갖 힘을 쏟아 애를 쓴다
겨울비 내리는 거리로 나서면
몸을 덮은 우산 끝 방울은
매달려 힘 부치게 부여잡고
그러다 떨어진 한 올은 혼미하게 눈을 감는다
멈춰서 물끄러미 풍경을 바라보면
앞 선 발길에 짓밟히는 빗방울은
어디 갈지 몰라
그 발길에 묻어 골목길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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