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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눈이 오는 날이면..2009.02.19

by 송암. 2009. 2. 19.

눈이 오는 날이면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언제 왔는지

기별조차 없었는데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혀 버린다

 

어릴 적 아스라이 떠오르는 희미한 추억은

골목길 눈싸움 놀이에

손발은 온통 얼어붙고

젖은 옷자락을 말리느라

모닥불 곁에 모여 입김을 내뿜던 기억이 스쳐간다

 

타들어 가는 모닥불 앞에서

지쳐 힘없이 앉은 꼬마의 눈망울 마냥

어느 초가집 입구 모퉁이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삐뚤어진 입을 가진 눈사람도

중천의 태양에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그 곁에

누구집 주인 몰래 튀어나온 망아지 녀석이

삐뚤어진  입가에 입맞춤하려다

놀라 도망가고

마치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 이리저리 날 뛴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어릴 적 추억에 빠져들고 싶다

제 세상인 듯 날뛰는 망아지 마냥

누군가와 걸으며

하얀 눈 위에 나만의 흔적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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