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
어릴 적
물장구치며 수영하던 시냇가는
쌓인 돌담 사이 이름 모를 잡초만 무성하고
물가에 노닐던
피라미 녀석들은
사람들의 발길에 어디로 숨었는지..
뙤약볕 뇌리 쬐던 한여름 중턱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물장구칠 때면
꼴망태는 어디 두고
물놀이에 해지는 줄 몰랐는데
지금은 어딘가? 장소조차 희미하다
늘어진 포구나무 한 그루는
아직도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아무나 오가는 이 말을 건네 보지만
옛이야기
알 리 없어
행인은 검은 연기만 내뿜고 떠나버린다
어둠이 내리면
달빛 아래
물고기 잡이에 이리저리 헤매고
친구 되어 놀아 줄 것 같아 다가서면은
불빛에 놀라 달아나고
논가에 쉬고 있는 죄 없는 개구리만 깨운다
언제부터 인가
알 수 없는 희미한 기억 속에
계절은
이른 봄
먼 기억의 싹을 틔우며
또 다른 길을 나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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