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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바람결에..2009.03.16

by 송암. 2009. 3. 16.

바람결에

 

 

어디서 왔는지 머리카락 너머

휙 어디로 급히 떠난다

종잡을 수 없는 마음처럼

이리저리 골목을 맴돌다

화사한 봄볕에 부딪쳐 머뭇거리며 달아난다

 

간간이 스치는

희미한 추억처럼

그저 왔다 그저 가는

바람의 그 마음은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생각하고 다닐까?

 

이른 봄

바람결에 놀란 꽃망울은

그저 자신을 지키려고 몸부림쳐보지만

놀리 듯 다가서는 바람의 장난에

이웃 가지 꽃잎 하나를 때어주고 만다

 

작은 팔을 뻗어

떨어진 꽃잎 하나 잡으려 하지만

술래인 듯 다가와 등 뒤로 숨어버리고

뒤돌아서 찾아보려 하지만

이미 가고 없어 허탈한 바람만 가슴에 안긴다

 

춤추는 바람결에

흐트러진 머리카락 추스르고

제 갈길 가려는데

어디선가 슬며시 곁에 와 눈 맞춤하고 나니

언제인 듯 거리에는 하얀 웃음만 허공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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