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어디서 왔는지 머리카락 너머
휙 어디로 급히 떠난다
종잡을 수 없는 마음처럼
이리저리 골목을 맴돌다
화사한 봄볕에 부딪쳐 머뭇거리며 달아난다
간간이 스치는
희미한 추억처럼
그저 왔다 그저 가는
바람의 그 마음은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생각하고 다닐까?
이른 봄
바람결에 놀란 꽃망울은
그저 자신을 지키려고 몸부림쳐보지만
놀리 듯 다가서는 바람의 장난에
이웃 가지 꽃잎 하나를 때어주고 만다
작은 팔을 뻗어
떨어진 꽃잎 하나 잡으려 하지만
술래인 듯 다가와 등 뒤로 숨어버리고
뒤돌아서 찾아보려 하지만
이미 가고 없어 허탈한 바람만 가슴에 안긴다
춤추는 바람결에
흐트러진 머리카락 추스르고
제 갈길 가려는데
어디선가 슬며시 곁에 와 눈 맞춤하고 나니
언제인 듯 거리에는 하얀 웃음만 허공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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