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이 될 수 있다면
화사한 봄볕이
가슴가득 파고드는 맑은 아침
길가엔
바람 따라 여기저기 나뒹굴던 씨앗들이
언제부터인지 앞을 다투어 꽃을 피운다
비좁은 도로가 틈 사이에 내려 앉아
행인의 발길 무서운 줄 모르고
고개를 내밀다
누군가 스쳐가는 발길에
그만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쓰러진다
양지바른 풀숲에 보금자리 잡았으면
곱게 피어
오가는 이 눈웃음이라도 맞이할 것인데
어쩌다 날아든 자리가 제 자리인줄 알았기에
저렇게 누워 힘겨워 하는가 보다
조그만 희망에
작은 몸을 일으키려 애써 보지만
너무 나약한 한낱 꽃인가?
인간의 힘으로 일으킬 수 없는
무거운 삶의 짐인가?
누군가와 등을 기대어 어울림이 될 수 있다면
또다시 봄이 오면
희망의 싹을 틔우련만
어쩌다 이곳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행인의 발길을 두려워해야 하나
애써 웃으며
떨구어진 고개를 들어보지만
이미
가버린 아침 햇살은 찾을 길 없고
밤하늘 작은 별빛만 쓰러진 가로등위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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