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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

빗물..2016.07.23

by 송암. 2016. 7. 23.

빗물

 

 

동그랗게 태양처럼

둥근 원을 펼치더니

지나가는 발길에 흔적 없이 타버리고

 

가지 끝 어디선가 살며시 내려앉아

모르는 이 곁에 모여 말없이 자리 잡네

 

날아든 깃털하나 웅덩이에 젖어있어

우산 속 그림자는 눈길만 멈추고

거친 숨소리에 토해내는

냄새는

낡은 삶의 짙은 땀방울일까?

 

살며시 코끝으로 그 향기 맡으며

고즈넉한 오솔길을 홀로 걸어가면

지나간 옛 일들이 곁에 와서는

옅은 미소만

바람결에 보낸다

 

어둠이 조금씩 눈가에 스치고

지쳐가는 발길이 허우적거리면

 

동그랗게 그려놓은

화선지를 짓밟고

우두둑 빗소리에 발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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