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동그랗게 태양처럼
둥근 원을 펼치더니
지나가는 발길에 흔적 없이 타버리고
가지 끝 어디선가 살며시 내려앉아
모르는 이 곁에 모여 말없이 자리 잡네
날아든 깃털하나 웅덩이에 젖어있어
우산 속 그림자는 눈길만 멈추고
거친 숨소리에 토해내는
냄새는
낡은 삶의 짙은 땀방울일까?
살며시 코끝으로 그 향기 맡으며
고즈넉한 오솔길을 홀로 걸어가면
지나간 옛 일들이 곁에 와서는
옅은 미소만
바람결에 보낸다
어둠이 조금씩 눈가에 스치고
지쳐가는 발길이 허우적거리면
동그랗게 그려놓은
화선지를 짓밟고
우두둑 빗소리에 발길을 재촉한다
'3. 나의**이야기 > 글 ·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에..2017.04.09 (0) | 2017.04.09 |
---|---|
빈 가지..2017.04.05 (0) | 2017.04.05 |
감춰둔 마음 하나..2016.07.09 (0) | 2016.07.09 |
그림자 영상(映像)..2016.06.19 (0) | 2016.06.19 |
오늘 하루 세상은 참 아름다웠습니다..2016.05.29 (0) | 2016.05.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