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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196

친구는 가슴속에 남는가?..2009.03.07 친구는 가슴으로 남는가?  그리운 건 나뿐이겠지넌 그대로인데길모퉁이널어선 포장마차 안뿌연 안갯속에 술잔을 기울이며 곁에 앉아 웃던 미소는이젠 낙엽 되어 눈(雪) 속에 묻혀버렸네 길옆 모퉁이어디선가 터벅터벅 걸어 나와손을 잡으며다정하게 웃던 얼굴은 언젠가이별을 위해 잡은 손이었나 앙상한 가로수 길에봄바람이 불어오는 날꼭 껴안고 숨소리를 느끼고파 다가갔건만양지바른 곳 어디에내려앉은 한 잎 낙엽이 되어 이젠 그 모습이 밀물처럼 흔적 없이 돌아서버렸네 아무도 모르게 숨어버린 친구 찾아술래인 듯 산길을 걸어 보지만아직 남는 건아련하게 들려오는 걸쭉한 노랫소리와어느 하얀 집구석에서 슬며시 눈을 감던초조한 얼굴만 그려지네 네가 있어 즐거웠고그 즐거웠던 시간을가슴 한구석에서 꺼내어 웃어보려 하지만채워진 술잔에 잊고 싶.. 2009. 3. 7.
때 이른 날..2009.03.07 때 이른 날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입술 사이사이로한가로운 봄 햇살이 내려와 앉는다 지난겨울 찬바람에바들바들 떨더니만오늘하루 온기에 깊은숨을 들이킨다 어디서 내쫓긴 바람인 줄몰라도소나무 끝 새 한 마리 반기며 노래하고 몸을 숨긴 풀잎들은이제나 저제나하늘 보며 봄 햇살을 기원한다 질퍽해진 풀밭에는때 아니게옅은 풀잎하나 움을 틔워 솟아있고 이제 곧 봄이 올려나!가던 길터벅터벅 누군가를 뒤 따른다 2009. 3. 7.
바다는 어머님의 마음..2009.02.27 바다는 어머님의 마음  한줄기비라도 내릴 듯한 뿌옇게 흐린 날씨그 바다는어머님의 마음처럼 고요하다밀려오는 파도처럼쉼 없이 바위와 부딪치는 고통의 일생에서꽃을  피우려는 어머님의 마음 파도는 어머님의 온화한 얼굴처럼 하얗게 미소를 뿜어낸다때론 거친 숨결처럼아니움푹 파인 주름처럼 물결도 만들어 내지만오늘바다는 어머님의 숨결처럼 늙어만 간다 바다는힘겹게 파도를 토하더니말없이 뒤돌아서는어머님의 발자국 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아마 내일은 비가 오겠지어머님의 가슴속에 감추어진애절한 눈물 같은 슬픈 봄비가.. 바다는 어머님의 외로운 뒷모습 같다그저 왔다 말없이 사라지는 파도처럼누군가에게 기댈 힘조차 없어이리저리 떠밀리는 가냘픈 어머님의 몸짓 같다 파도는 누군가 그리워 다가오는 어머님의 마음 같다먼 바닷속 한가운데아.. 2009. 2. 27.
눈이 오는 날이면..2009.02.19 눈이 오는 날이면  봄이 오는가 싶더니언제 왔는지기별조차 없었는데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혀 버린다 어릴 적 아스라이 떠오르는 희미한 추억은골목길 눈싸움 놀이에 손발은 온통 얼어붙고젖은 옷자락을 말리느라모닥불 곁에 모여 입김을 내뿜던 기억이 스쳐간다 타들어 가는 모닥불 앞에서지쳐 힘없이 앉은 꼬마의 눈망울 마냥어느 초가집 입구 모퉁이에누군가 만들어 놓은 삐뚤어진 입을 가진 눈사람도중천의 태양에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 그 곁에누구집 주인 몰래 튀어나온 망아지 녀석이삐뚤어진  입가에 입맞춤하려다놀라 도망가고마치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 이리저리 날 뛴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어릴 적 추억에 빠져들고 싶다제 세상인 듯 날뛰는 망아지 마냥누군가와 걸으며하얀 눈 위에 나만의 흔적을 그리고 싶다.. 2009. 2. 19.
어머님의 얼굴..2008.11.19 어머님의 얼굴  문풍지 틈 사이로 어둠이 밀려오면가슴은 작아지고 그리움은 한 없이 커진다처마 끝 불빛 아래 희미한 그림자는기다림에 서성이 듯 미동 속에 말이 없다 어릴 적 등에 업힌 꿈속의 정원은가을날 낙엽처럼 퇴색되어 가고 있지만그 고운 빛바랜 얼굴은 이른 봄 새싹처럼 곱게 다시 피어난다 점점이 흩어진 무리 가운데둥그런 달빛만이 정자나무에 걸쳐있고방문 틈 어디선가 새어 나온 뽀얀 빛은홀로 선 그림자에 그리움 되어 멈춰 선다 오늘 밤 내게 다가올까?불러주던 이름은 익숙하지 않은 채 희미해져 가고또다시 그리운 어머님의 품속에서마냥 어릴 적 모습으로 돌아가 잠이 든다 2008. 11. 19.
낡은 도시락..2008.10.05 낡은 도시락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흰쌀밥 오색나물에 고깃국이 놓여있다 지난날낡은 도시락에 보리밥 채워 넣고간장에 절인 멸치 몇 마리뿐힐긋 고개 돌려 곁을 보니하얀 쌀밥 위 무언가 얹혀있네 가난에그때는 모두가 그랬다지만죄인 마냥 쉬이 열지 못한 뚜껑을 생각하니가슴이 미어 오고 마른침을 삼킨다 한낱 한낱 포개어한 맺힌 눈물을 고이 담아 건네던그 손끝은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지난날허겁지겁 먹던 꽁보리밥을 생각하며오늘도흰쌀밥을 목으로 꿀꺽 넘긴다 2008. 10. 5.
시간여행..2008.05.28 시간여행  길 건너 예전 산자락 밭잡초 속에 우두커니 앉아마을 한가운데 정자나무 한 그루쭈삣쭈삣 길게 뻗은 개망초 사이로지난날 흙길이 한 아름에 그려진다 뿌옇게 매연 내뿜으며덜컹덜컹 오가던 버스길은문명의 검은 천으로 뒤덮이고짓누르며 내달리는 승용차 소리에단장된 가로수는 놀라 잠을 깬다 포장된 길옆 어디쯤에줄을 선 버드나무 몇 그루가봄철이면 새잎 돋아 푸르렀는데바뀜의 세월에 죽음을 맞이하고꼬불꼬불 논두렁은 십자( 十字)로 놓여있다 누군가 잠든 자리뒷산을 올려보면소고삐 움켜잡던 언덕은 환한데가슴에 펼쳐놓은 지난날의 그림들은되돌려 채색 못해 마음속에 담아둔다 2008.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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