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의**이야기/글 · 이야기196 계절을 잊은 꽃..2017.05.03 계절을 잊은 꽃 계절을 잊음일까!코스모스 일렁이는 꽃송이 바라보다나지막이 곁에 앉아계절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어지러움에제 철에 피지 않는 온갖 꽃들이문득문득 얼굴을 내밀며 다가와보란 듯이 폼을 낸다 가녀린 몸은 작게 일렁이는 바람에도야윈 발을 가누지 못한 채춤을 추듯 흔들리고욕망의 씨앗을 틔워 이 계절에 피었는가! 살포시 날아든 벌 한 마리꽃 속에 감춰진 꿀을 빠는지가냘픈 날갯짓이 힘겨워 보이지만흔들리는 꽃에 묻혀 삶을 마신다 흐린 눈을 물끄러미꽃잎에 두고는내일의 희망에 또 태양은 밝게 떠올라계절 잊은 꽃송이에 안길 것인가? 2017. 5. 3. 꿈에..2017.04.09 꿈에 꿈에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된다하늘에 자라던 잎들은 땅에 와 뒹굴고땅에서 서성이던 사람들은 허공에서 춤을 춘다 꿈에놓인 꽃이 말을 걸고 어제 향이 뽀얀 연기 뿜어낸다사람들은 말없이 침묵만 지키고꽃잎의 손짓에 흠칫 놀라 물러선다 꿈에하늘에 꽃이 피고 땅에 구름이 일렁인다사람들은 꽃에 묻혀 어디론가 떠다니고날개 단 어떤 이는 땅에서 삼일 간을 서성인다 꿈에너와 내가 뒤 바뀌어 이별노래 불러댄다하늘 가득 슬픈 미소 흩어져 나부끼고두 손잡은 어떤 이는 땅을 날며 통곡한다 2017. 4. 9. 빈 가지..2017.04.05 빈 가지 헐벗은 가지들이 훈훈한 봄바람에연초록 옷을 갈아입고 일어나꽃을 피워 벌 나비를 유혹하고 뭉툭뭉툭 솟아나는 작은 열매들은가지사이 동그란 원 그리며태양빛을 찾아 고개 들어 맞이한다 성숙함을 뽐내는 듯 가지 끝에 매달려바람의 손짓에 어울려 놀고는붉은 잎에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풍성한 결실은 한 몸 되어 지내다가주인의 땀방울과 이별을 하고들판의 빈 가지에 바람만 파고든다 2017. 4. 5. 빗물..2016.07.23 빗물 동그랗게 태양처럼둥근 원을 펼치더니지나가는 발길에 흔적 없이 타버리고 가지 끝 어디선가 살며시 내려앉아모르는 이 곁에 모여 말없이 자리 잡네 날아든 깃털하나 웅덩이에 젖어있어우산 속 그림자는 눈길만 멈추고거친 숨소리에 토해내는냄새는낡은 삶의 짙은 땀방울일까? 살며시 코끝으로 그 향기 맡으며고즈넉한 오솔길을 홀로 걸어가면지나간 옛 일들이 곁에 와서는 옅은 미소만바람결에 보낸다 어둠이 조금씩 눈가에 스치고지쳐가는 발길이 허우적거리면 동그랗게 그려놓은화선지를 짓밟고우두둑 빗소리에 발길을 재촉한다 2016. 7. 23. 감춰둔 마음 하나..2016.07.09 감춰둔 마음 하나 산 넘어숨죽이며 묻혀있던 태양이 떠오르면가끔은 그랬듯이감춰진 마음 하나 동여매고 길을 나선다 길섶에 낮게 앉은키 작은 들꽃들은제 나름의 자태를 뽐내며 웃어 보이지만속내는 묻어두고 헛 인사로 반기며 맞이한다 한 번쯤살며시 다가가 마음 하나 꺼내어추억을 이야기해 보려 해도그만 부끄러움에 얼굴을 묻고 만다 내딛는 걸음은아지랑이 들꽃 곁에 나비 되어 날아가마음만 내뱉고 가려하면부끄러운 꽃잎은 자꾸만 얼굴을 돌린다 가슴속에 감춰둔 마음 하나를망설임에바람결에 꺼내려 하지만듣는 이 누구 없어 길을 잃고 서성이며 숲 속에 고개 숙인 꽃잎 하나를 애써 달래 보려 하지만한 발자국 뒤편에서홀로 되어 영원히 숨어 버린다 2016. 7. 9. 그림자 영상(映像)..2016.06.19 그림자 영상 (映像) 생각은 어둠에 갇혀 길을 잃고발걸음은 어딜 가는지 앞서 걸으면닿는 곳은 낯익은 그 자리에 맴돈다 일상(日常)의 사람들은 밝은 얼굴 내 밀고지난 얘기 웃으며 사랑을 나누면스치는 기계음은 잡음(雜音)되어 뒤섞인다 허접한 공간에 마음을 올려놓고노을 지는 석양빛을 바라보며 있노라면가지 끝 까치 두 마리 어둠을 준비한다 길을 나서 모퉁이를 돌아설 때따르는 발길이 누구인가 쳐다보니구름 덮인 달빛에 그림자 영상(映像)이네 2016. 6. 19. 오늘 하루 세상은 참 아름다웠습니다..2016.05.29 오늘 하루 세상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돌고 돈다끝없이 돌고 도는 시곗바늘처럼세상은 하루도 쉬지 않고 제 일에 열심이다 쉬어가라 재촉하는수많은 아우성을 듣는 둥 마는 둥내몰 나라 팽개치고 저만치 내달린다 아침부터 그려지던검붉은 수채화는 정수리 끝에 앉아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오라는 손짓도 없는데슬금슬금 잠자리를 찾을 때쯤향기 담은 석양빛을 화려하게 그려낸다 검은 천으로건물을 덮으려 하면 상처를 치유하려 길가는 이들은 바삐 걸음을 수놓고 희미하게 그려지는달빛 속에 얼굴들은 오늘도 안녕에감사의 눈을 감고 행복한 꿈을 꾼다 2016. 5. 29. 오르막길 내리막길..2016.05.12 오르막길 내리막길 나뭇잎에 고였던 빗물인지?흐르는 몸속 땀방울인지?이마에 맺힌 물줄기를 훔치고 종종걸음 내걸으며나선 길인데마음은 딴 세상에 자리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그래도 가야지힘에 겨운 발길 채근(採根)하고마음을 다잡아 오르막길에 올라서니 하던 일을 마친 양만끽(滿喫)의 숨을 내뱉고가뿐한 발걸음은 흥겹게 춤을 춘다 시간의 흐름에내리막길에 들어서면한숨 섞인 마음은 고요해져 웃음 머금고 곁에 선 나무가손 흔들어 인사하니힘겨웠던 마음은 바람 타고 날아간다 2016. 5. 12. 창밖에 바람..2015.08.26 창밖에 바람 세상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보니바람이 구름을 공간에 내려놓고고요하던 거리는 잠에서 깨어나흐트러진 머릿결을 날리며 일으킨다 문틈으로 들어와 우쭐대던 바람이볼 수 없던 세상을 눈꺼풀 털어내고창밖에 갇혀있던 작은 바람은애먼 나뭇잎만 흔들어 괴롭힌다 하릴없는 일상에 창밖의 그림 보니열심히 오고 가는 구두소리 들려오고그 곁에 찾아와 내려앉은 바람은발길에 짓밟혀 아우성에 목멘다 어둠이 살며시 창가에 다가서면아침 그 바람은 나무 곁에 서성이고하늘의 구름은 아침 그 바람에 쫓겨나빈 공간은 흔적 없이 검게 빛난다 2015. 8. 26.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2 다음